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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다는 것 (잊힌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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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는 맥도날드에서

날이 무더워지는 요즘 같은 여름이 오면 집 앞에 있는 맥도날드로 피서를 오곤 합니다. 예년보다 장마가 일찍 끝나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하려고 하는데요. 오후 2-3시경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시간대에 더위를 피해 집을 나섰습니다.

의외로 밖은 선선했습니다. 그래도 아직 시원한 바람이 불고 가로수 그늘은 머리를 맑게 합니다. 사람도 바람도, 그리고 돈도 가능하면 돌고 도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고여 있는 것들 중에 좋은 것이 과연 있었나 문득 생각을 해봅니다.

1년 전의 사건

가까이에 있어 자주 찾게 되는 집 앞 맥도날드에서는 약 1년 반 전 큰 사건이 있었습니다.

저녁 시간 하교 후 맥도날드를 이용하려던 중학생 두 명이 괴한에게 피습을 당한 사건이었습니다. 사건으로 여중생은 세상을 떠났고 같이 있던 남학생도 중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일본의 언론은 대대적으로 사건을 보도하였고 동네는 흉흉한 분위기에 휩싸여 범인이 잡히기 전까지 약 1주일 동안은 밤 시간의 외출을 자제하곤 했습니다.

리모델링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였던 맥도날드는 사건의 여파로 몇 달간 영업을 중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이후 범인은 검거되었고 평소에 그가 보였던 기행으로 이미 인근에서는 요주의 인물이었던 것이 밝혀졌습니다. 검거로 인해 지역 사회는 어느 정도 안도하였고 현재 재판이 진행돼가며 사건은 어느 정도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저 또한 매주 적어도 한 번씩은 찾던 굉장히 익숙한 곳이어서 개인적으로도 충격적이었던 사건이었습니다. 사건 이후 약 1년 반. 사건은 조금씩 잊혀 가고 있는 걸까요. 최근에 다시 찾는 이곳의 분위기는 그런 사건이 과연 있었는지 생각이 들 정도로 활기를 되찾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잊힌다는 것

시간이 흐르면 많은 것들이 잊혀 갑니다.

잊혀진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면서도 한편으로 참 잔혹한 것입니다. 인간이 지난 일들을 컴퓨터처럼 기억하고 언제든지 생생하게 꺼낼 수 있다면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 대단히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지난날의 아픈 기억에 너무 휘둘리지 않도록 신께서는 망각이라는 장치를 살짝 설치해 두신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물론 잊어서는 안되는 일들도 있습니다. 망각이라는 인간의 본성에 저항하며 결코 잊으면 안 된다고 스스로 다짐하는 기억들도 있습니다. 잊힌다는 것은 슬플 수 있지만 또 어떤 상황에서는 사람들에게서 잊히기를 간절히 원하는 기억들도 있습니다.

살아있는 동안 다양한 기억들은 계속해서 우리를 위로하고 또 우리를 괴롭힐 것 같습니다.